magNIP #10

Jai Jin CHUNG (정재진)

Life print or Your barcode

Life print or Your barcode (2016)

Ten fingers of the artist, Water paint, mixed on digital t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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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 신자이지만 영적 재능의 발달로 샤머니스트가 된 할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삶과 죽음의 문제에 천착해왔다.

내가 이끄는 아트 크리에이티브 그룹 ‘에피타프 Epitaph’의 주작업인 미디어 아트나 무대미술 작업 역시 이런 개념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대한민국에서 죽음은 대개 슬프고 부정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죽음은 삶의 일부이고 그 자체로 재생과 정화의 의미를 지닌 ‘현상’이다. 때문에 삶을 잘 영위하기 위해서는 이 현상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이 작업 역시 죽음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됐다.

한 줌의 재가 되기 전에 사람은 무엇으로 존재 증명을 할까.

무엇으로 나를 남과 구분지을 수 있을까.

가장 효과적인 것이 ‘지문’이다.

지문은 아날로그나 디지털 모두에서 개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효과적인 DNA 정보 매체다.

사람은 출생과 동시에 발도장을 찍으며 처음으로 존재 선언을 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 가상의 DB 시스템에 자신의 지문을 등록하며 한 개체로서 사회에 편입됐음을 확인한다.

이 점에서 지문은 그 사람 자체이자, 그 사람이 사라진 뒤에도 영원히 남는 생애사의 기록이다.

이 작품의 재료는 나의 지문이다.

 

인간 보편의 삶과 죽음을, 어느 누구도 아닌 익명의 지문으로 담아내려 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런 anonymous의 성격처럼 내 지문은 희미하거나 없다. 타인의 삶과 죽음을 소명처럼 치열하게 담아온 과거의 영광스러운 대가라고 생각한다.

정재진 감독의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로부터 만들어진 작품 "Life print of Your barcode"는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지문은 각자의 존재에 대해 그 무엇보다도 정확한 일차적인 정보를 포함한다.

이에 주목한 정 감독은 그것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고 나 그리고 타인에 대한 관심과 존중을 담아낸다.

나아가 정 감독의 다양한 작업들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중간자의 입장에서 이루어지는데,

이 또한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에 대한 부분과 상통한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될 젊은 감독의 끊임 없는 성찰은 또 다른 작품으로 우리에게 전해질 것이다.

그녀의 바람대로 한 걸음 옆에서.

 

글 : 작곡가 서유라 

정재진, JaiJin CHUNG (1979-)

mepieus@gmail.com

피안의 세계를 그리는 미디어 샤머니스트

미디어 아티스트 정재진은 뮤지컬, 연극, 무용,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술적 판타지’를 이끌어내는 미디어 작업으로 자신만의 무대미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한 문장으로 남겨지는 묘비명처럼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을 남기자는 의미에서 ‘에피타프 Epitaph’를 팀명으로 사용해왔다.

 

2015년 뮤지컬 <신과 함께_저승편>에서는 한국 뮤지컬 최초로 무대 바닥에 LED를 도입한 영상미술을 선보여 제4회 예그린 어워드 디자이너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근에는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현대미술 전시 협업과 세계친환경박람회 비주얼 디렉팅 등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정재진의 EPITAPH는 공연 영상 디자인, 무대 디자인 등 Mixed Media를 활용한 전시, 무대미술 작업을 중심으로 미래형 예술 창작을 지향한다. 미디어와 공연예술, 테크놀로지를 융합한 창작 활동과 관련 공연상품 모듈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또 공연의 특성에 따라 관객의 임장감 형성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함께, 세계적으로 소통 가능한 멀티 예술 언어를 추구하는 것도 EPITAPH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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